[사건 기록: B4-CREUSE-1998] 역원근(逆相) 개체와 시선 인과율 붕괴
1998년 11월 4일 23시 30분, 지하 4층 방폭 구역에서 발생한 이상 음파 감지에 대응하여 나이트폴 수색조 4명이 내부로 진입했다.
당시 복도 중앙의 보안 카메라 [CAM-B4-07]은 전원 불안정으로 오프라인 상태였으나, 현장 중앙 배전반을 재가동하자 관제 화면이 복구되었다.
수색조장 카터가 복도 끝을 향해 탐조등을 비췄을 때, 복도 벽면의 원근선이 중앙으로 급격히 수렴하는 기현상이 관측되었다. 마치 공간 자체가 카메라 렌즈 쪽으로 빨려 들어오는 듯한 왜곡이었다.
관제실 엔지니어는 광학 줌 센서가 멋대로 초점을 당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화면 배율을 고정하려 시도했다.
남은 3명의 대원이 뒤를 돌아보았을 때, 방금 전까지 발소리를 내며 걷던 대원은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복도 저편, 빛이 닿지 않는 어둠의 경계선에 알 수 없는 윤곽선 하나가 맺히기 시작했다.
그것은 인간의 체형을 하고 있었으나, 관절의 굴절 방향이 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형태로 꺾여 있었다.
"저게... 걸어오고 있습니까?"
관제 요원의 물음에 카터 팀장은 답하지 못했다. 녀석은 다리를 움직이지 않았다. 단지 눈을 깜빡일 때마다, 프레임이 갱신될 때마다 마치 몇 미터씩 '잘려 나간 공간'을 건너뛰어 가까워지고 있었다.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불과 수 미터 앞까지 다가왔던 그 기괴한 형체가 안개처럼 감쪽같이 사라졌다.
통로에는 오직 형광등의 낮은 웅웅거림만이 맴돌 뿐이었다.
"후퇴했나? 놓친 건가...?"
관제실에는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고, 모니터 화면에는 텅 빈 어두운 복도만이 다시 비쳤다.
[기록 검증 완료] 복도 내 모든 이상 간섭이 해제되었습니다.
[담당 연구원 브리핑 메모]
대상이 복도에서 사라진 것은 도망쳤거나 사라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개체의 속성은 '역원근(Inverse Perspective)'입니다. 관측자가 "사라졌다"고 인지하여 안도하는 바로 그 순간, 거리는 '0'이 되며 대상은 관측자의 망막 바로 앞 0.5cm로 전이합니다.
당신이 안도하며 스크롤을 내린 바로 그 순간, 녀석은 이미 화면 너머에서 당신의 눈동자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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