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에드먼드 헬리의 양파 같은 지구공동설을 조사한 뒤, 과학의 역사에 완전히 흥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교과서에서 볼 때는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과학의 발견들이, 실제로는 기발하고 때로는 엉뚱한 가설들의 징검다리를 거쳐 왔다는 사실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헬리의 이론을 블로그에 정리하고 나서 다른 기이한 천문학 가설들을 찾아보던 중, 저는 제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수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로 불리는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였습니다. 미적분학과 함수 기호 f(x)를 정립한 수학의 화신과도 같은 인물이 "지구 내부의 텅 빈 공간 한가운데에 스스로 빛나는 '지구 속 태양'이 떠 있다"고 주장했다는 루머였습니다. 논리와 계산의 극치에 서 있던 수학자가 왜 이런 소설 같은 주장을 펼쳤을까요? 호기심이 발동한 저는 이 수학적 천재의 흔적을 따라 두 번째 탐색을 시작했습니다.
헬리의 양파 구조와 오일러의 텅 빈 공간: 무엇이 달랐을까?
제가 수집한 자료들에 따르면 오일러가 제안했다고 알려진 모델은 이전에 조사했던 헬리의 복잡한 3층 구조보다 훨씬 단순하면서도 공상과학 소설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헬리가 지구 내부에 크기가 다른 여러 구체를 넣었던 반면, 오일러의 이름으로 떠도는 가설은 지구 내부가 단 하나의 거대하고 텅 빈 동굴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지각의 두께는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며, 그 비어 있는 공간의 정확한 중심에 지름이 수백 킬로미터인 뜨겁고 밝은 '내부 태양'이 둥둥 떠서 에너지를 내뿜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이 가설을 접했을 때 저는 무릎을 쳤습니다. 헬리의 모델은 빛이 없어 내부 생명체들이 어둠 속에 살아야 했지만, 오일러의 모델 속에서는 내부 태양이 빛과 열을 끊임없이 공급해 주기 때문에 지하 세계에서도 울창한 숲과 문명이 존재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어떻게 태양이 지구 중심에 가만히 떠 있을 수 있을까? 초보자의 물리 공부
그렇다면 가장 핵심적인 의문이 생깁니다. 지구 내부의 중력 때문에 정중앙의 태양이 어느 한쪽 지각으로 끌려가 부딪히지는 않을까요? 초보자인 저로서는 이 부분이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물리학의 기초적인 중력 법칙을 찾아보면서 놀라운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수학적으로 계산해 보면, 밀도가 일정한 구형 껍질(지각)의 내부에 있는 물체는 지각의 모든 방향에서 잡아당기는 중력이 서로 상쇄되어 알짜 중력이 '0'이 됩니다. 즉, 지구 중심에 위치한 내부 태양은 북극 쪽 지각이 당기는 힘과 남극 쪽 지각이 당기는 힘, 적도 쪽 지각이 당기는 중력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정중앙에 정지한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마치 우주 공간의 무중력 상태처럼 지구 중심에 태양이 홀로 떠 있는 기하학적 균형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계산과 논리를 중시하는 오일러라면 충분히 이런 수학적 대칭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적 문서 추적: 오일러는 진짜 지구공동설을 믿었을까?
하지만 도서관 자료와 과학사 블로그들을 좀 더 깊이 파고들자 충격적인 역사적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오일러가 쓴 정식 논문이나 서한집 그 어디에도 "지구 속에 태양이 떠 있고 그곳에 지하 인류가 살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주장한 기록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지구가 내부까지 꽉 차 있는 타원체라는 일반적인 물리학적 의견을 지지하는 논문을 썼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이런 가설이 오일러의 이름과 얽히게 되었을까요? 해답은 당시 유럽 과학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지구의 진짜 모양 논쟁'에 있었습니다.
- 아이작 뉴턴은 자전 원심력 때문에 지각의 적도가 부푼 '귤 모양(편평 타원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프랑스의 카시니 가문은 남북극이 더 뾰족한 '레몬 모양(편장 타원체)'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논쟁을 해결하기 위해 당시 오일러를 포함한 수학자들은 지구 지각의 두께와 내부 밀도 분포에 대한 온갖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미적분학으로 이를 계산했습니다. 오일러는 계산을 편하게 하거나 특정 밀도 분포를 테스트하기 위해 "만약 지구 내부가 비어 있거나 밀도가 균일하지 않다면 중력 값은 어떻게 변하는가?"와 같은 극단적인 수학적 모델을 예시로 사용했던 것입니다.
이 복잡한 미적분 계산 논문들이 후대의 호기심 많은 대중과 소설가들에게 전해지면서 "수학의 거장 오일러가 지구 속에 태양이 있는 모델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는 흥미로운 가짜 뉴스로 발전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탐구를 마무리하며: 오일러의 유산과 과학적 상상력
이번 조사는 제게 또 다른 흥미로운 교훈을 주었습니다. 오일러가 진짜로 지구공동설을 믿었든 아니든, 그의 이름이 얹어진 이 기묘한 가설은 후대의 SF 소설가들에게 엄청난 영감을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ジュール ヴェルヌ(Jules Verne)의 《지구 속 여행》 같은 걸작 소설들은 오일러의 중력 평형 이론을 빌려 독자들에게 지구 속 모험의 현실성을 부여하곤 했습니다.
수학 공식 속에만 갇혀 있던 오일러의 계산이 엉뚱한 오해를 거쳐 인류의 가장 낭만적인 모험 소설로 피어난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밤하늘의 은하수만큼이나 신비롭게 다가왔습니다. 때로는 과학사 속의 오해와 해프닝도 인류의 상상력을 넓히는 훌륭한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초보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저는 이번 탐구를 통해 마음 깊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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