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주행 속도:
[한국도로공사 특수사고조사반 제4호] 심야 4연속 고속도로 터널 주행 지침 / 결번 '제4터널' 블랙박스 분석
1998년 10월 26일 새벽 3시 17분, 충북 괴산과 강원도 경계를 잇는 신설 고속도로 산악 구간에서 야간 노면 순찰 중이던 도로공사 2인 1조 순찰차가 본사 교통관제센터와의 교신이 일방적으로 두절되었다.
공식 도로 설계도상 해당 구간은 3개의 연속 터널을 통과한 직후 왕복 6차선 요금소 진출로와 연결되어야 했다. 그러나 회수된 순찰차의 대시보드 아날로그 캠코더(블랙박스) 영상에는 3번 터널을 빠져나온 직후 요금소가 아닌, 설계상 존재하지 않는 거대한 콘크리트 아치형 '제4터널'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이 선명히 기록되어 있었다.
터널 내부로 진입하자마자 차량의 전자제어장치(ECU)와 기계식 계통에 치명적인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주황색 나트륨등이 끝없이 뻗어 있는 터널 내부에서, 순찰차는 현대 물리학과 자동차 공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세 가지 모순에 직면했다.
"본부, 3번 터널을 지났는데 톨게이트가 안 나온다. 또 터널이다. 그런데… 브레이크 페달이 바닥까지 쑥 들어갔다. 유압이 전혀 안 걸린다. 스로틀 와이어가 당겨진 것처럼 속도가 110을 넘어 140까지 저절로 올라간다. 차가 스스로 가속하고 있다."
[주행 지침 제2조] 갓길에 비상등을 켠 동일 차량 조우 시 시선 고정 금지
제4터널 진입 후 1,500m 지점을 넘어서면, 우측 갓길 비상 주차대에 당신과 정확히 동일한 차종, 동일한 차량 번호판을 단 승용차가 비상등을 점멸한 채 정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절대 속도를 줄이거나 갓길 차량의 짙게 썬팅된 뒷좌석 유리창을 직시하지 마십시오. 김 서린 뒷유리창 안쪽에 미동도 없이 당신의 차량을 노려보고 있는 형체와 눈이 마주칠 경우, 스티어링 휠이 갓길 콘크리트 방호벽 방향으로 강제 꺾이게 됩니다.
| 주행 적산 거리 | 차량 이상 징후 및 차내 동반 현상 |
|---|---|
| 0m ~ 850m (제1터널 구간) |
속도 80km/h 정상. 차내 라디오 주파수가 백색 소음(White Noise)으로 자동 전환되며 볼륨 조절 불가. |
| 850m ~ 2,050m (제2~3터널 구간) |
속도 110km/h 강제 가속. 브레이크 답력 완전 상실. 우측 갓길에 500m 간격으로 동일한 고장 차량 반복 출현. |
| 2,690m ~ 4,400m (미등록 제4터널) |
속도 145km/h 초과 폭주. 천장 나트륨등이 하나씩 꺼지며 짙은 백색 안개 차내 유입. 전방 시야 10m 이하 단절. |
[주행 지침 제3조] 앞유리창 안쪽 면에 발생하는 젖은 손바닥 자국 대응
터널 내부 조명이 모두 소등되고 칠흑 같은 암흑 속을 상향등 하나로 질주할 때, 앞유리창에 와이퍼를 작동시키지 마십시오.
유리창에 생겨나는 것은 바깥의 비나 김이 아닙니다. 차량 내부 안쪽 유리창 표면에서 차가운 수액에 젖은 인간의 손바닥 자국들이 천장에서 대시보드 방향으로 줄지어 긁혀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손자국이 시야를 가리더라도 절대 룸미러를 통해 뒷좌석을 올려다보지 마십시오.
"순찰 3호차는 3번 터널 출구에서 요금소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1996년 암반 붕괴로 영구 밀폐 처리되었던 미완공 배수 갱도(암흑의 4번 터널)를 가로막고 있던 철골 차단벽을 시속 140km로 정면 충돌한 채 발견되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전면 윈드실드는 거미줄처럼 박살 나 있었으나, 대원들의 시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차내 바닥에서는 두 대원의 안전벨트가 가위로 자른 듯 정교하게 절단된 흔적과 함께, 앞유리창 안쪽 면에 남은 40여 개의 손자국 지문이 확인되었다. 지문 감식 결과, 해당 지문은 1996년 터널 발파 사고 당시 매몰 실종되었던 굴착 인부들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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