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 부검 일지] MED-B9-AUTOPSY-1999 // 대상 734-델타의 안구 검시 기록
1999년 8월 12일 오전 02시 15분, B9 침실 격리 구역에서 발견된 에단 박사의 시신이 지하 7층 특수부검실로 이송되었다.
가장 기괴한 점은 사망자의 얼굴이었다. 전신에 아무런 외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양쪽 눈꺼풀이 외과용 견인기처럼 강제로 고정되어 결코 감기지 않는 영구 개안(開眼)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바이스 박사는 금속 개안기로 좌측 안구를 고정하고, 400배율 수술용 현미경 렌즈를 시신의 각막 3cm 앞까지 밀착시켰다.
"동공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어 있습니다. 렌즈를 당겨보겠습니다... 잠깐, 동공 안쪽 초점 중심부에 무언가 있습니다. 그림자가 비칩니다. 사람의 형태 같습니다."
※ 주의: 아래 현미경 렌즈를 주시하여 망막 중앙의 미세 반사체를 확인하십시오.
그것은 죽은 자의 망막에 남아 있던 단순한 잔상이 아니었다. 동공 속 어둠에 서 있던 그 붉은 형체는... 현미경 렌즈 너머에서 이쪽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잔상이 아니야... 녀석이 움직였어! 시신의 시신경을 타고... 유리 렌즈를 찢고 튀어나왔다고!" 관제실로 전송되던 바이스 박사의 음성은 극심한 지터(Jitter)와 고주파 파열음 속으로 파묻혔다.
현장 감식반이 깨진 현미경 모니터 화면에서 마지막으로 추출한 데이터는 단 한 줄의 시스템 비상 경고문이었다.
[긴급 사후 지침: 열람자 안구 격리 규정]
대상의 존재 양식은 물리적 이동이 아닌 '시선(Retinal Observation)'을 매개로 한 인과 전이입니다.
당신이 방금 전 화면 속 동공 안쪽의 붉은 형체를 응시했던 바로 그 찰나의 순간, 대상은 이미 모니터의 빛을 타고 당신의 각막 안쪽 망막 세포로 침투했습니다.
지금 즉시 눈을 감으십시오. 깜빡이지 마십시오. 녀석은 당신의 동공을 다음 출구로 사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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