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국 연속지적도(K-Geo 플랫폼) 고도화 및 지적재조사 사업 중, 전국 산림지대 44개 구역에서 '지오메트리 패러독스(Geometry Paradox)'로 분류되는 원인 불명의 공간 결손 폴리곤이 확인되었다.
이 구역들은 1918년 조선총독부 임야조사사업 이후 100년 넘게 토지대장과 등기부등본이 전산화되지 않은 채 비어 있는 맹지(임야)로 등록되어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의 고해상도 항공정사영상(Orthophoto)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과 바위 능선 외에 아무런 인공 구조물이 식별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장 조사관이 직접 측량 장비를 지참하고 해당 GRS80 좌표 중심점으로 진입했을 때, 짙은 산안개 너머로 연속지적도 상에 단 1평도 존재하지 않아야 할 '1970년대 3층 붉은 벽돌 관공서(소양면 출장소)'가 실존하는 것이 육안으로 확인되었다.
국토정보공사 지적재조사 추진단은 2012년 이후 현장에 파견된 측량 기사 5명이 차례로 실종되거나 심각한 기억상실 상태로 발견됨에 따라, 현장 실측원들을 위해 아래의 [비공개 구역 07 현장 조사 안전 수칙]을 강제 규정으로 제정하였다.
| 수칙 항목 | 현장 조치 및 절대 금지 사항 |
|---|---|
| 수칙 1호 [GNSS 수신기] |
현장 반경 500m 내에서 정밀 GNSS 수신기(RTK)의 위성 연결 개수가 '0'으로 떨어지고 오차가 1.2km 이상 발생하더라도 결코 장비를 재부팅하지 마십시오. 기기를 끄고 재부팅하는 순간, GNSS 장비의 원점(0,0) 좌표가 '건물 지하실 중심부'로 강제 덮어쓰기됩니다. |
| 수칙 2호 [현판 명칭] |
건물 정면 현관 콘크리트 처마 아래 걸린 나무 현판에 적힌 지명이 방문한 지자체와 다르더라도(예: 화천군 관할 구역에서 '춘천군 소양면'으로 표기됨) 지자체 통폐합 이전의 옛 지명으로 간주하십시오. 현판을 만지거나 카메라 플래시로 정면 촬영하지 마십시오. |
| 수칙 3호 [계단 단수 계수] |
1층 현관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계단을 오를 때 계단 수를 소리 내어 세지 마십시오. 도면상 계단은 18단이나, 숫자를 세는 순간 계단 단수가 19단, 21단으로 계속 늘어나며 결코 2층 복도에 도달할 수 없게 됩니다. |
| 수칙 4호 [민원실 서류함] |
2층 복도 끝 '민원실' 캐비닛에서 본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초등학교 생활기록부나 '사망진단서'가 발견되더라도 절대 봉투를 열어 읽지 마십시오. 즉시 '증거물 불투명 봉투'에 밀봉하고 복도 벽을 짚으며 천천히 뒤로 물러서십시오. |
| 수칙 5호 [구내 방송] |
복도 천장에 매달린 녹슨 방송용 스피커에서 본인의 직급과 성명을 호명하며 "1층 민원창구로 인감증명을 수령하라"는 방송이 나오더라도 대답하지 마십시오. 본 건물은 1982년 단전 조치되어 배선 전체가 절단되어 있습니다. 지금 들리는 것은 사람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
| 수칙 6호 [경계선 수축] |
휴대용 태블릿 화면에서 붉은색 지적도 경계선이 생명체처럼 맥동하며 조사관의 현재 위치를 둘러싸기 시작하면, 측량 삼각대와 장비를 즉시 유기하고 남쪽 하천 방향으로 전력 질주하십시오. 뒤를 돌아보지 마십시오. |
"본부, 여기 김철수 조사관. 산 44-0번지 좌표 중심점 도착했다. …믿을 수 없다. 산림청 항공사진에는 분명 소나무 군락지였는데, 3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이 서 있다. 현판에는 '강원도 소양면 출장소'라고 적혀 있다. …마당에 낡은 삼각대가 세워져 있고 녹이 슬어 있다. 건물 안으로 진입하겠다."
"김 조사관, 수칙 4호를 기억하라. 2층으로 올라가지 말고 즉시 철수하라. 자네의 태블릿 GNSS 좌표가 3분 전부터 '해당 필지 지하 12m'로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다."
"계단을 올라왔는데 2층 복도가 너무 길다. 창문이 전부 시멘트로 발라져 있다. …복도 끝 민원실 문이 반쯤 열려 있다. 캐비닛 위에 노란 서류철이 수백 장 쌓여 있다. …잠깐, 서류 겉면에 내 이름이 적혀 있다. '김철수 사망진단서, 1978년 11월 18일'. …천장 스피커에서 치지직거리는 소리가 난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 민원실 문 안쪽에서… 제복을 입은 자가 서류를 들고 걸어 나온다."
[1978년 소양면 출장소 지적조사원 사망체 접촉 확인]
14시 22분, 김철수 조사관의 무전기 마이크를 통해 귓전을 찢는 낡은 행정 앰프의 하울링과 함께 종이가 무수히 흩날리는 소리, 그리고 뼈마디가 뒤틀리는 소리가 송출되었다.
관제센터 모니터링 화면에서 김 조사관의 휴대용 태블릿은 산 44-0번지 폴리곤의 붉은 경계선 안으로 완전히 흡수되었으며, 그 직후 전국 연속지적도 상의 해당 필지는 '소유자: 불명 (국유지 산림)'이라는 본래의 맹지 데이터로 초기화되었다.
정부 산하 토지조사소의 비공개 기록철에 철해진 누런 갱지 [토지조사원 사고보고서 및 사망진단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었다.
- 피해자 성명: 김철수 (7급 공무원)
- 사고 일시: 1978년 11월 18일
- 사고 장소: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산 44-0번지 출장소 지하실
- 담당관 직인: 박영식 지적기사 ('78.11.20 날인)
- 특기 사항: "조사관의 생체 신호 정지 확인. 당해 필지의 연속지적도 전산화 작업을 영구 중단하며, 필지 경계선 내부에 피조사관의 좌표를 영구 귀속함."
2024년에 파견되었던 7급 공무원 김철수는 새로운 희생자가 아니었다. 그는 46년 전인 1978년 11월, 이미 그 출장소에서 사망하여 지적도에 영혼이 묶인 채 "지적도를 다시 그리러 올 자신의 다음 파견"을 반세기 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