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성수지선)이 교차하는 신설동역에는 일반 승객 안내도에 표기되지 않는 미개통 공간이 존재한다. 바로 지하 2층 승강장 아래에 감춰진 지하 3층 '유령 승강장(Ghost Platform)'이다.
이곳은 1974년 1호선 개통 당시 향후 건설될 5호선과의 평면 환승을 목적으로 미리 시공되었으나, 노선망 계획이 전면 백지화되면서 50년간 철문 뒤에 봉인되었다. 현재는 성수지선 전동차가 군자차량기지로 입고할 때 이용하는 단선 연결선로로만 사용된다.
모든 영업 열차의 운행이 종료되고 본선 및 인입선의 직류 1,500V 전차선이 전면 단전되는 심야 01:30부터 03:30 사이, 전기관리소 특수 점검조(2인 1조)가 지하 3층 콘크리트 승강장의 고압 변전설비 및 선로 전환기 배전반을 육안 점검한다.
이 시간대에는 전력 공급이 완전히 차단되어 어떠한 전동차도 자력으로 주행할 수 없다. 그러나 1977년 이후 점검 기사들이 "선로 끝 어둠 속에서 헤드라이트가 꺼진 구형 전동차가 무소음으로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보았다"는 보고가 지속적으로 접수됨에 따라, 공사 기술본부는 아래의 [특수관리구역 99 심야 점검 수칙]을 강제 복무 지침으로 지정하였다.
| 수칙 번호 | 현장 조치 및 절대 금기 사항 |
|---|---|
| 수칙 1호 [전압 측정] |
지하 3층 궤도 진입 전, 휴대용 디지털 테스터기로 전차선 전압을 계측하십시오. 계측기 액정에 전압이 0V가 아닌 음수(-1,500V)로 반전되어 표기되더라도 계측기 센서 불량으로 처리하십시오. 결코 레일 사이에 두 발을 동시에 디디지 마십시오. |
| 수칙 2호 [구동음 청취] |
동묘역 방면 곡선 터널 어둠 속에서 1970년대 초기 저항제어 전동차(초퍼 인버터 고주파 및 컴프레서 소음)의 주행음이 울려 퍼지더라도 터널 쪽으로 플래시를 비추지 마십시오. 단전 상태이므로 달릴 수 있는 열차는 실존하지 않습니다. |
| 수칙 3호 [벤치 승객] |
승강장 콘크리트 벤치에 1970년대 양식의 두터운 겨울 외투를 입은 인물들이 앉아 신문을 읽고 있더라도 개찰구 퇴거 요구나 말을 건네지 마십시오. 만약 그들이 먼저 고개를 돌려 "청량리행 열차가 왜 안 오느냐"고 묻는다면, 시선을 바닥 안전선에 고정한 채 "본 열차는 종착역까지 운행하지 않습니다"라고 1회만 기계적으로 답하십시오. |
| 수칙 4호 [구형 역무원] |
철도청(KNR) 구형 감색 제복과 정모를 착용하고 녹슨 쇠 개표 가위(Ticket Punch)를 손에 쥔 역무원이 선로를 건너 다가오더라도 안전모를 벗거나 신분증을 내밀지 마십시오. 즉시 무전기 PTT 버튼을 누르고 관제센터에 '코드 99'를 3회 송신한 후 뒤를 돌아보지 말고 배전반 뒤로 숨으십시오. |
| 수칙 5호 [비상계단 루프] |
점검 완료 후 지상으로 통하는 철제 비상계단을 올라 방화문을 열었을 때, 지상 통로가 아닌 '신설동역 지하 3층 반대편 선로'가 다시 눈앞에 나타난다면 계단을 다시 내려가지 마십시오. 방화문을 닫고 플래시를 끈 채, 첫차가 운행을 재개하는 오전 05:15까지 소리를 내지 말고 벽에 밀착해 대기하십시오. |
"신설동 관제실, 여기 B3 배전반 정민우. 4호 변전 박스 육안 점검 완료했다. …이상 징후 발생. 터널 저편에서 레일 긁히는 쇳소리가 들린다. 전차선 전압계는 0V인데 궤도가 진동하고 있다. …헤드라이트 없는 열차 한 편성이 승강장으로 미끄러져 들어온다. 창문 안에… 사람들이 타고 있다. 미동도 하지 않고 앞만 보고 있다."
"정 주임, 수칙 4호를 기억하라! 열차를 쳐다보지 말고 배전반 뒤 차폐벽에 엎드려라! 전산망 확인 결과 당해 선로에 배차된 입고 열차는 0건이다. 지금 승강장에 멈춘 것은 열차가 아니다."
"열차 출입문이 전부 열렸다. 공기 빠지는 소리가 난다. …열차 안에서 승무원이 내렸다. 철도청 모자를 쓰고 있다. 손에 든 가위로 '딸깍, 딸깍' 소리를 내며 선로를 걸어오고 있다. …명찰에 적힌 이름이 보인다. '최인수 역무원'. …얼굴에 눈이 없다. 입이 턱밑까지 찢어지며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
[1974년 신설동역 개표 역무원 최인수 접촉 확인]
02시 22분, 정민우 주임의 무전기 마이크에서는 귀청을 찢는 강철 차륜 제동음과 함께 녹슨 가위가 철판을 긁는 소름 끼치는 금속음이 송출되었다.
관제소 모니터에서 신설동 지하 3층 배전반의 전력 모니터링 수치는 찰나의 순간 영하 수만 볼트의 방전 스파크를 일으켰으며, 그 직후 정 주임의 생체 센서 신호는 '0'으로 영구 소실되었다.
서울시 기록물관리관 비밀 서고에서 발견된 누런 갱지 [신설동역 지하 3층 환승승강장 특별관리 지침] 여백에는 붉은색 만년필로 다음과 같은 메모가 적혀 있었다.
- 사고 개요: 1974년 8월 15일 개통 직전, 지하 3층 시운전 중이던 1호선 초기 1001호 편성 전동차가 환승선 분기기 오류로 미개통 콘크리트 옹벽을 시속 70km로 정면 충돌함.
- 수습 결과: "충돌 여파로 승강장 상판 붕괴. 차내에 탑승하고 있던 시운전 검사원 및 개표 역무원 최인수 등 6명의 사체는 잔해 압착으로 인양 불가 판정. 노선 계획 변경을 대외적 명분으로 삼아, 지하 3층 승강장 출입구 4개소를 영구 콘크리트 타설로 밀봉함."
그들은 50년 동안 레일 위를 떠난 적이 없었다. 단전된 어둠 속에서, 콘크리트 벽에 짓눌려 으스러진 승무원과 승객들은 "개통식 날 오지 못한 마지막 승객"을 태우기 위해 매일 밤 01시 30분마다 그 유령 승강장으로 열차를 몰고 오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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