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 구간:
1974년 1호선 개통 당시, 5호선 직결 계획에 따라 신설동역 지하 3층에는 콘크리트 승강장이 미리 타설되었다. 그러나 노선 계획이 전면 수정되면서 승강장은 조명도 없이 콘크리트 벽으로 영구 밀폐되었고, 현재는 군자차량사업소로 향하는 회송 열차만이 심야에 홀로 통과하는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본 지침서는 심야 회송 열차가 암흑 구간인 '미승강장'을 통과할 때 기관사가 준수해야 할 유일한 생존 수칙이다.
본선에서 분기되어 지하 3층 폐쇄 선로로 진입하는 순간, 전면 신호기는 황색(Y) 점멸에서 적색(R) 무표시 암전으로 전환됩니다. 이는 신호기 고장이 아니므로 ATS 비상 제동을 체결하지 마십시오.
운전실 전면 유리를 통해 어둠 속을 응시하지 마십시오. 선로 전방 30미터 지점 침목 위에 1970년대 철도청 제복을 입은 형체가 웅크리고 있더라도 하이빔을 켜거나 기적(경적)을 울려서는 안 됩니다. 오직 속도계만을 응시하며 정확히 시속 25km를 유지하십시오.
회송 열차는 승객이 없는 빈 차입니다. 그러나 지하 3층 미승강장 옆을 스쳐 지나갈 때, 4호차 및 7호차 차내 비상 인터폰 버저가 연속적으로 울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철도안전법 매뉴얼 제14조에 따르면 '차내 비상벨 작동 시 즉시 정차하여 승객 안전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나 본 연결선에서는 절대로 열차를 정차하거나 인터폰 수화기를 들지 마십시오. 수화기를 귀에 대는 순간 송화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종로5가에서 내렸어야 했는데..."라는 중얼거림이 당신의 귓바퀴를 파고들 것입니다.
열차가 콘크리트 승강장 연석을 지나칠 때, 우측 객차 유리창 밖에서 손톱으로 철판을 긁어내리는 듯한 날카로운 마찰음이 발생합니다.
백미러를 통해 객실 쪽을 돌아보지 마십시오. 창밖 어둠 속에는 승강장 턱에 걸터앉아 고개를 꺾은 승객 수십 명이 열차 창문에 얼굴을 짓이기며 당신이 탑승한 운전실 문을 손잡이로 흔들고 있습니다. 운전실 잠금장치는 밖에서 열 수 없게 설계되어 있으나, 유리창에 입김이 서려 밖에서 글씨가 써지기 시작하면 즉시 운전실 차광막을 내리십시오.
터널 벽면에 부착된 초록색 비상구 표지판은 오직 2개만 존재합니다. 만약 선로 우측에 초록색이 아닌 핏빛 붉은색으로 점등된 3번째 비상구 유도등이 보인다면, 전방 10미터 앞 선로는 이미 끊어져 있으며 열차는 본선이 아닌 다른 심도로 진입한 상태입니다.
이때 일반 제동 레버를 당기면 차륜이 잠기며 열차가 영구 탈선합니다. 즉시 비상 제어반의 ATS 바이패스 스위치를 강제로 올리십시오.
객실 내 전등: 순차 암전 (7호차 ➔ 1호차 접근 중)
운전실 출입문 잠금핀이 밖에서 0.5초 간격으로 덜컹거립니다.
입고 기지: 군자차량기지 제3유치선
사고 개요: 심야 신설동 연결선을 통과해 입고된 전동차 #1014 편성 4호차 내부에서 마르지 않는 지하수 웅덩이 6개와 젖은 모시옷 조각 발견.
차량 블랙박스 타코미터 분석 결과:
열차는 지하 3층 연결선을 시속 0km 상태로 1시간 40분 동안 정차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었으나, 기지에 도착한 기관사는 "한 번도 멈추지 않고 4분 만에 통과했다"고 진술함.
기관사의 정복 명찰 뒤편에서, 그가 탑승했던 열차의 제조 연도보다 4년 앞선 1970년 3월 발행된 1호선 착공 이전 기념 승차권 1매가 발견됨.
"지하 3층 미승강장은 지어지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한 열차들을 영원히 붙잡아두는 종착역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